 
경기도 화성시 향남면에 위치한 제암리는 속칭 ‘두렁바위’로 불리는 조선 후기 전형적인 씨족 중심의 농촌 마을이었다. 3.1운동 당시 전체 33가구 가운데 2가구를 제외하고는 모두 순흥 안(安)씨들이 모여 사는 집성촌이었으며, 주민 대부분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었다. 제암교회는 이 마을의 안종후(安鍾厚)라는 젊은이가 한학을 배우기 위해 서울을 왕래하다가 아펜젤러 선교사를 만나 예수를 영접하고 1905년 8월 5일 자기 집 사랑방에서 예배를 드린 것으로 시작되었다.
3.1운동과 제암리 학살 만행 사건이 일어날 당시 제암교회의 지도자였던 안종후, 홍원식은 이웃마을인 고주리의 천도교 지도자인 김성렬과 함께 ‘구국동지회’라는 비밀조직을 만들어 항일운동을 전개할 정도로 민족의식이 투철한 사람들이었다.
이처럼 제암교회는 안종후, 홍원식 권사와 김정헌, 안진순 속장 등을 중심으로 강력한 지도체제를 구축하였고 교회와 함께 강습소를 개설하여 부녀자를 대상으로 한글교육 활동을 하는 등 신앙교육과 더불어 민족교육을 통해 민족의 얼을 깨우치고자 노력하였다. 이에 제암리에 가면 한글을 배울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2-10리 밖에 사는 이웃 사람들까지 교회로 모여들었으며 제암교회는 계속적으로 성장하게 되어 1911년에는 8칸짜리 초가 예배당을 마련하게 되었다.
1919년 3월 1일, 서울에서 시작된 독립만세운동은 3월 중순이 되어 수원·화성지역으로 번져 3월 30일 발안 장날을 맞아 기독교와 천도교의 종교인들이 연합하여 독립만세운동을 전개하였으며 제암교회가 주도적인 역할로 그 중심에서 서서 연일 항일시위와 만세운동을 전개하였다.
3월 30일과 4월 5일까지 연일 계속되는 발안에서의 만세운동에 일본은 총칼로 진압하였고 이 과정에서 제암교회의 성도들과 시민들이 생명을 잃게 되자 분노한 군중들이 우편국, 면사무소, 주재소 등을 습격하고 방화하며 무력으로 진압하던 일본 순사를 죽이기도 하였다.
이에 일본은 아리타(有田俊夫) 중위가 이끄는 육군 '보병 79연대' 소속 군대를 파견하여 발안에서의 만세운동에 대한 보복 학살 만행을 저질렀다.
아리타는 4월 15일 오후, 부하 11명과 일본인 순사 1명, 제암리에 살다가 나온 순사보 조희창, 그리고 발안에서 정미소를 하고 있던 사사카(佐板)의 안내를 받으며 제암리로 들어와 미리 퇴로를 차단하고 이들을 내세워 마을의 성인 남자들을 제암교회로 모이게 한 뒤 예배당문과 창문을 못으로 쳐서 막고는 예배당에 불을 지르고 사격을 가하여 23인을 처참하게 학살하고는 민가에 불을 질러 마을을 초토화 시켰다. 그리고 이웃마을 고주리로 가서 천도교인 6명을 총살하였다.
이렇게 총 29명이 희생당하고 교회와 마을은 불타버려 3.1운동 이후 “예수믿고 망한 동네”라는 가슴 아픈 소문이 있었지만 순교자의 피가 교회의 씨앗이 되어 다시 복음의 씨앗이 자라 지금은 제암리 3.1운동 순국기념관, 합동 묘지와 함께 교회가 아름답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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