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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9-07 22:02
그들은 어떤 '북한교회'를 재건하려 했을까?
 글쓴이 : admin
조회 : 610  
그들은 어떤 '북한교회'를 재건하려 했을까?
북한교회 재건, 이 방향으로 가야 한다①


김정일 사망 이후 김정은 체제가 들어서자 조심스레 북한의 붕괴를 ‘점치는’ 목회자들이 늘고 있다. 동시에 북한선교, 북한교회 재건 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1994년 김일성이 죽었을 때에도 비슷한 열풍이 불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교계 지도자들을 불러 “곧 북한이 붕괴될 테니 준비를 하라”고 말했었다. 북한에 교회를 세울 수 있다는 기대와 함께 이를 소명으로 삼는 단체, 연합, 개교회 등이 늘어났음은 물론이다. 여기에 헌신을 다짐하는 청년, 신학생, 목회자들이 늘어난 것도 이때를 기점으로 한다.

그러나 18 년이 지났음에도, 한국 교회의 북한교회의 구체적인 재건 계획은 나오지 않고 있다. 구호만 요란했다는 얘기다. 김정일 사망, 김정은 체제의 불안으로 통일의 가속도는 어느 때보다 높은데 말이다. 본보는 인터뷰, 취재, 좌담회 등 네 차례에 걸쳐 '북한교회 재건'의 방법과 방향 등을 점검함으로써 올바르고 현실적인 한국 교회의 북한교회 재건에 보탬이 되고자 한다.

그들은 어떤 ‘북한교회’를 재건하려 했나?

1970년대부터 민족복음화운동을 주도했던 한경직 목사와 김준곤 목사는 북한에 교회가 ‘다시’ 세워지기를 바랐다. 둘은 김일성의 자리에 기독교가 들어가면 북한이 바뀔 거라 확신했고, 그곳에 교회를 다시 세우는 것이 평생의 소원이었다. 한경직 목사가 템플턴상 수상금 전액 21억여 원을 북한의 교회를 짓는 데 사용해달라며 기부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북한교회 재건론은 일찍이 월남한 개신교인들, 북쪽에 노회를 조직한 이들에게서 많이 발견되었다. 이른바 ‘민족복음화운동’에 따른 북한교회 재건을 목적으로 하는 이들은 실제로 북한에 교회를 세울 것에 대비하면서 자원을 모으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 예장통합측의 북한전도위원회 이의호 위원장은 한국전쟁 40주년을 맞아 교회가 해야 할 사명으로 북한교회 재건을 꼽았다.

“6·25 40주년을 맞이하여 교회가 해야 할 몇 가지의 사명을 생각해본다. 첫째, 북한 동포의 심령을 위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재건하는 일에 초점을 맞추어 모든 일을 진행해야만 할 것이다. 우리가 북한교회의 실상을 잘 알아 적기에 전도하고 교회 복구의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국내외적으로 북한교회의 형편을 예의 파악하고 필요한 도움을 주기 위하여 북한전도기금을 교회가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다.” (1990.6.9. 기독공보)
   
▲ 민족복음화운동을 주창하며 북한교회 재건을 추진했던 한경직 목사(왼쪽)와 김준곤 목사. 하지만 북한에 재건될 교회의 형태는 두 사람이 약간 달랐다.

북한교회 재건 담론의 절정은 1994년이었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교계 지도자들을 불러, '북한이 붕괴될 수 있으니 통일을 대비하라'고 말했다. 북한의 붕괴 위험은 한국 교회에 '임박한 통일'에 대한 기대를 가져다주었다. 북한에 교회를 세워야 한다는 계획이 더 구체화되는 계기가 된 것이다. 과거에 존재했던 교회를 재건하거나, 각 교단의 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북한에 ‘교회가 없다’는 전제 아래 추진된 계획이었다.

"선교정책은 철저한 지역연구와 정세분석의 토대 위에…(후략). 북한에 재건할 교회를 교회별로 맺어주고 주보에도 싣게 하여 교인들이 관심을 가지고…." (‘화해 협력시대와 북한교회 재건정책’, <북한복음화>)

"(교회가) 메시야적 샬롬공동체로서 분단된 민족의 화해와 구원의 통일을 위해 대제사장, 예언자, 왕의 직분을 수행해야 한다.(중략) 민족복음화란 남한뿐 아니라, 신앙의 자유가 속박된 북한에 있는 같은 겨레에게도 예수 그리스도의 화해의 복음을 전하고, 북한지역에도 그리스도의 통치가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기독교대한성결교회 북한선교전략)

특별히 기독교대한성결교회는 북한교회 개척 5-개-년 계획안도 아주 구체적으로 수립했다. 당시의 다른 교단들도 이러한 논리로 북한교회의 재건을 준비하였다.

한기총(한국기독교총연합회) 역시 1994년 북한교회재건운동본부를 세우고, “분단 전 북한에 존재한 3,040교회를 다시 재건”하기 위해 나섰다. 북한지하교회에 정통성이 있다고 보고, 북한의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는 교류하지 않음을 원칙으로 하였다. 그러나 실제로는 북한교회재건을 위해 조선그리스도교련맹과 교류와 협상을 진행했으며, 북한의 평양을 비롯한 개성경제특구와 금강산관광지구 등에 교회재건을 추진하기도 했다. 한기총은 2000년 6.15 정상회담 이후에는 ‘북한교회재건위원회’라는 명칭을 ‘남북교회교류협력위원회’로 바꾸었다.


북한교회 재건은 ‘점령군식’ 북한선교?

한편에서는 북한에 교회를 재건하겠다는 교회의 정책은 많은 걱정을 낳았다. 남한 교회가 갖고 있는 교단과 교파, 그리고 개교회 중심적인 폐해를 북한에 그대로 이식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거라는 우려였다. 북한의 입장은 전혀 고려치 않는 ‘공격적인’ 선교의 일종이라는 비판도 이어졌다. 북한이 가장 싫어하는 ‘점령군식’ ‘제국주의식’ 선교가 됨으로, 오히려 북한에서의 기독교 입지를 더 좁아지게 한다는 생각에서다.

이런 비판 가운데, 김준곤 목사의 입장 변화는 큰 의미를 지닌다. 그는 "한국 교회는 북한에 3,000교회 재건 복구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러나 200만 북한 동포가 굶어 죽어갈 때 한국 교회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묻는다면 무슨 말을 하겠습니까?"라며 무분별한 북한교회재건을 계획하는 보수 교회를 향해 쓴소리를 했다. 민족복음화나 교회재건도 중요하지만, 우선 도와야 할 일에 신경을 쓰자는 촉구였다. 다음은 김 목사가 6.15 남북공동성명이 있기 열흘 전인 2000년 6월 4일 나라와 민족을 한국교회 특별연합기도회에서 한 발언이다.

“성경에 보면 굶어 죽지 않을 권리가 소유권보다 우선한다고 말씀합니다. 한국 교회는 북한 동포가 최소한 굶어 죽지 않도록 도와야 합니다. 그리고 한국 교회가 제의를 해서 실향민들이 두고 온 토지에 대해서 소유권을 주장하지 않도록 했으면 합니다. 보복한다든지, 재판한다든지, 땅을 찾는다든지 그런 짓을 안 했으면 합니다. 남한의 교회들이 앞장을 서면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소유권보다 굶지 않을 권리가 우선한다는 성경에 근거한 것으로, 통일 후 있을지도 모르는 토지분쟁까지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후로 김준곤 목사와 CCC는 북한교회의 재건을 위해 쏟던 역량을 젖염소보내기운동에 쏟기 시작한다(30억 모금운동 전개). 그리고 김 목사는 틈나는 대로 북한에 세워질 교회 형태는 남한식이 아닌 '사랑방 형식의 교회'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려하던 북한교회 재건 운동의 ‘공격성’이 제거되고, 무형의 교회를 심기 위한 운동으로의 전향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이제는 북한교회 재건이든, 선교이든, 어떤 형태로 진행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불가피한 시점이다. 북한교회 재건이 단순히 북한에 교회 건물을 짓는 것으로 협소화해야 할지, 아니면 북한 지하교회를 세우는 측면지원 형태가 되어야 할지, 아니면 병원이나 학교 등 통일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사회적 자본을 감당하는 넓은 의미의 ‘교회’ 재건이 되어야 할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한국교회의 연합 형태나 참여 방법은 어떠해야 하는지 진지하게 논의해보자는 것이다. 이것은 가까운 미래의 통일한국을 준비하는 작업일 뿐만 아니라 개교회주의라는 올무에 빠진 한국교회의 과제를 선명하게 하고, 이를 통해 한국교회를 회복케 한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 http://www.ukorea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8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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